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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을 누비다/라오스 여행과 생활사이

라오스 카페에서 만난 친절한 현지인, 그리고 약속

by 골목누비다 2022.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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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보기엔 별다른 분위기가 느껴지진 않았다. 

 

그저 NGO단체에서 지원하는 카페라는 것과, 제법 괜찮은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곳이고 또 커피맛에 대한 평가도 나쁘지 않아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해본 곳이다. 

 

평범해 보이는 내부와 사람들.

 

 

그리고 아메리카노 한잔과 옆에 바로 보이는 빵 두 조각을 선택하고 자리에 앉았다.

 

둘러볼 만큼의 크기도 되지 않는 몇 평 되지 않는 크기의 카페. 

 

주인인 듯한 한 사람과 청각장애를 가진 두 사람이 가게에 있었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 커피가 오기를 기다리는데, 다른 테이블의 누군가가 인사를 한다.

 

이미 동남아시아나 라오스에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을 많이 봐왔기 때문에 나에게 인사를 하는 사람 역시 나와 같은 성별을 가졌지만 정체성은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인사를 하고,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그 이야기가 1시간을 넘길 줄은 인사를 할 땐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ㅋㅋㅋ

 

너무 자연스럽게, 주제가 끊기지 않고 이어진다.

 

사실, 이 친구가 자신의 직업과 꿈과 이야기를 할 때에는 '사기꾼인가?' 싶은 생각이 아~~~ 주 잠시 들었지만, 사기꾼이라 할지라도 나에게서 얻어갈게 뭐가 있지도 않기에 별 위기감이 느껴지진 않았다. 

 


이야기를 하면서 멈추질 않는다. 이 녀석의 사교성과 술술 이어가는 이야기에서 어느 타이밍에 이야기를 멈추고 카페를 떠날 타이밍을 잡질 못하겠다.

 

거기다, 갑자기 저녁 초대를 한다.

물론, 집 초대가 아니라, 때마침 자신이 아는 지인이 레스토랑을 오픈하는 게 오늘 저녁인데, 거기에 친구를 같이 데려갈 예정인데 그중에 한 명을 나로 선택한단다 ㅋㅋㅋㅋㅋㅋ 이런,,,

 

만난 지 1시간도 안되었는데 초대라니, 이 녀석은 나의 뭘 믿고 ㅋㅋ

그러면서도 무언가에 홀렸는지, 나도 그 초대를 수락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이게 운명적인 만남이라는 건가 ㅋㅋㅋ)

 

커피도 맛있고, 빵도 맛있는데, 

거기다 이 녀석도 재밌다 ㅋㅋㅋ

난 분명히 밝혔다. 

 

'너와 같은 정체성은 아니라고'

 

단지 사회단체가 장애인들을 지원하는 카페에 커피를 마시러 왔을 뿐인데, 아직 익숙지 않은 성 정체성의 현지인에게, 나는 알지도 모르는 현지인의 지인 레스토랑 오픈 기념식에서 같이 가는 영광의 기회(?)를 가지게 될 줄이야. +.+

 

1시간 정도의 대화 뒤에 저녁시간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나왔는데,

 

1시간 동안 이 녀석의 가치관과 앞으로 하고 싶은 일,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다 들었다. 듣기만 한 게 아니라 나도 집중했었던 모양인지 머릿속에 기억되고 있었다.

 

 

 

 

알고 보니, 이 녀석 역시도 내가 말한 대부분의 것들을 본인 친구에게 나에 대해 이야기하며, 저녁시간 식당 오픈 기념식 파티에서 소개해주었다.

사실, 밝고 사교성 좋은 이 녀석 덕분에 식당 오픈 기념식에도 가보고, 새로운 환경의 사람들도 볼 수 있어서 좋긴 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부담되지 않는 느낌으로 이야기해줘서 나 역시도 편하게 이야기했던 것 같다. 

 

 

 

앗, 커피를 마시러 갔으니 커피에 대해서...

 

커피~~ 너무 맛있고, 같이 먹은 빵도 너무 촉촉하게 맛있어서 자주 방문할 듯.

 

이 친구 녀석도 자주 온다며 카페에서 보자고 이야기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맘에 드는 카페라서 자주 갈듯 ㅋㅋㅋ

 

카페와 함께, 수화도 함께 가르쳐주셨던 청각장애 직원 분들, 비록 대화는 나누지 못했지만 웃음으로 말해주고, 웃음으로 대답해주는 것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더 편안했던 것 같다.

 

 

카페에서 시작한 하루, 그리고 그렇게 연결된 하루. 

어쩌면 계속 이어질 라오스에서의 인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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